흔한 마케터의 전투적 일상✨

오늘하루, 휘발방지🔥

정세랑 3

20. 01. 26 - <피프티피플>

책, 정세랑 장편소설 p.12 ...누군가 한복 칭찬을 한 모양이었다. 엄마가 고전무용을 하듯이 한쪽 손을 멋들어지게 들고 그 자리에서 장난스럽게 한바퀴 돌았다. 사락사락. 아마도 그런 소리가 났을 것이다. 그때 자기도 모르게 수정은 울컥하고 울었다. 나중에 이날을 기억할 때 엄마가 도는 저 모습이 기억날 거란 걸 수정보다 수정의 눈물기관이 먼저 깨달은 것 같았다. 아, 어떡해. 장갑으로 얼른 눈가를 훔쳤다. p.31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몰라도 화려한 몸부림 때문에 입원시키는 데에만 성진을 포함해 네명의 보안요원이 호출되었다. p.63 '그런가. 서울이 아니라선가. 안전까지도 불공평한 건가.' p.111 학생들의 눈에서 그 빛을 발견할 때가 많았다. 수신의 빛, 이라고 속으로 부르곤 했었다. p..

문장기록 2021.01.26

20. 01. 18 - <시선으로부터,>

책, 정세랑 장편소설 p. 168 (문장의 아취가 비슷한 작가 없이 독특한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심시선의 답) 아마도 바닥에 떨어진 그릇처럼 깨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한국어, 어릴 때 배웠던 일본어, 영어, 독일어가 머릿속에서 다 섞였는데 조화롭게 섞이지 못하고 여기저기 골이 있습니다. 골과 절벽에 제 나름대로 흔들다리 같은 것을 걸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균열에 땜질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독특해 보일 뿐일 겁니다 작가는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꼭 내 이야기였다. 아니 지금의 내 상태다.언어는 공들여 갈고 닦지 않으면 퇴화해서,지금 나에게 남아 있는 언어는 한국어, 영어, '얼마에요' 정도의 일본어, 몇 십개 단어의 프랑스어이지만, (다개국어라고 말 할 수도 없음) 한 번 ..

문장기록 2021.01.18

20. 01. 11 - <시선으로부터,>

책, 정세랑 장편소설 p. 67 할머니는 장례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예'가 들어가는 단어는 사실 묶어서 싫어했다. 모던 걸. 우리의 모던 걸. 내 모든 것의 뿌리. p. 83 "기일 저녁 여덟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면서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오기로 하는 거에요.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도 좋고, 물건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고." "엄마가 젊었던 시절 이 섬을 걸었으니까, 우리도 걸어다니면서 엄마 생각을 합시다. 엄마가 좋아했을 것 같은 가장 멋진 기억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p. 90 그에 ..

문장기록 202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