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마케터의 전투적 일상✨

오늘하루, 휘발방지🔥

글쓰기 10

21.03.08 -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책, 김소영 에세이 p.159 너도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지? 그랬다. 무딘 사람이 되고 싶었다. p.165 소파에는 어린이 옆에서 함께 책을 읽은 도그맨과 패티(캐릭터) 인형이 '아이고 퇴근이다' 하는 자세로 누워 있다. .. 어린이가 가고 난 자리를 정리할 때마다, 한 사람이 단 한 시간 동안 이만큼의 무질서를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p.166 그러다 어린이가 두고 간 물건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날 가방에서 제일 먼저 꺼낸 것, 즉 제일 자랑하고 싶었던 물건일 때가 많다. 그 위에 종이와 책 등이 뒤덮이는 데다 집에 갈 때쯤이면 잊어버려서 물건만 덩그러니 교실에 남게 되는 것이다. p.170 아끼는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의 황망함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동그란 동전 지갑이다. ..

문장기록 2021.03.08

21. 02. 16 -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책, 김소영 에세이 p.79 어린이는 2학년 때 2학년만큼 자라고, 5학년 때 5학년만큼 자라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린이의 학년만 중시하는 바람에 어린이가 발달시켜야 할 여러 덕목들 중에서 공부에 대한 것만 강조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의심하고 있다. . 그래도 나는 되도록 학년 대신 나이로 생각하고 싶다. 그러면 어린이의 성장을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몇 학년' 대신 어린이 자신을 기준으로 이전보다 나아갔는지 뒷걸음쳤는지 살피려고, 성취나 완수보다 과정을 한 번 더 격려하려고, 양이나 점수로 드러나지 않는 성장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나 자신이 다짐하게 된다. p.90 어린이의 개성은 그보다 복잡하게 만들어진다. 어린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과 스스로 구한 것, 타고난 ..

문장기록 2021.02.16

20. 01. 26 - <피프티피플>

책, 정세랑 장편소설 p.12 ...누군가 한복 칭찬을 한 모양이었다. 엄마가 고전무용을 하듯이 한쪽 손을 멋들어지게 들고 그 자리에서 장난스럽게 한바퀴 돌았다. 사락사락. 아마도 그런 소리가 났을 것이다. 그때 자기도 모르게 수정은 울컥하고 울었다. 나중에 이날을 기억할 때 엄마가 도는 저 모습이 기억날 거란 걸 수정보다 수정의 눈물기관이 먼저 깨달은 것 같았다. 아, 어떡해. 장갑으로 얼른 눈가를 훔쳤다. p.31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몰라도 화려한 몸부림 때문에 입원시키는 데에만 성진을 포함해 네명의 보안요원이 호출되었다. p.63 '그런가. 서울이 아니라선가. 안전까지도 불공평한 건가.' p.111 학생들의 눈에서 그 빛을 발견할 때가 많았다. 수신의 빛, 이라고 속으로 부르곤 했었다. p..

문장기록 2021.01.26

20. 01. 18 - <시선으로부터,>

책, 정세랑 장편소설 p. 168 (문장의 아취가 비슷한 작가 없이 독특한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심시선의 답) 아마도 바닥에 떨어진 그릇처럼 깨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한국어, 어릴 때 배웠던 일본어, 영어, 독일어가 머릿속에서 다 섞였는데 조화롭게 섞이지 못하고 여기저기 골이 있습니다. 골과 절벽에 제 나름대로 흔들다리 같은 것을 걸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균열에 땜질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독특해 보일 뿐일 겁니다 작가는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꼭 내 이야기였다. 아니 지금의 내 상태다.언어는 공들여 갈고 닦지 않으면 퇴화해서,지금 나에게 남아 있는 언어는 한국어, 영어, '얼마에요' 정도의 일본어, 몇 십개 단어의 프랑스어이지만, (다개국어라고 말 할 수도 없음) 한 번 ..

문장기록 2021.01.18

20. 01. 17 -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책, 김소영 에세이 p.5 무엇이 되었든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세계를 정비하려던 것이었다. .. 어린이는 누군가의 자녀이고 학생이지만 각자가 우리 세계의 어엿한 구성원이기도 하다는 걸 잘 알면서.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회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 ..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을 아는 것이 저의 큰 영광입니다. '들어가며'에 담겨있던 내용인데, 글쓴이의 깊은 어른다움이 느껴지는 내용이라 가져왔다. 책을 좀 더 읽지 않아도 이런 생각을 공유받은 것 자체가 굉장히 행운처럼 느껴졌다. p.18 버스를 타고 내릴 때, 문을 열고 닫을 때, 붐비는 길을 걸을 때나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머뭇거릴 때 어린이에게 빨리하..

문장기록 2021.01.17

20. 01. 11 - <시선으로부터,>

책, 정세랑 장편소설 p. 67 할머니는 장례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예'가 들어가는 단어는 사실 묶어서 싫어했다. 모던 걸. 우리의 모던 걸. 내 모든 것의 뿌리. p. 83 "기일 저녁 여덟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면서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오기로 하는 거에요.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도 좋고, 물건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고." "엄마가 젊었던 시절 이 섬을 걸었으니까, 우리도 걸어다니면서 엄마 생각을 합시다. 엄마가 좋아했을 것 같은 가장 멋진 기억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p. 90 그에 ..

문장기록 2021.01.11

20.01.10 - <문장 수집 생활>

책, 이유미 #시간을 해석하는 새로운 방법 p.70 오전에 날씨가 흐려 블라인드를 모두 걷어 놓았떠니 오후에는 그 창으로 한껏 뒤로 누운 해가 들었다. 한참 햇볕을 받아 뒤통수가 제법 따끈해졌다. - "오후 4시.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이 아닐까? 미처 못한 일을 처리하기엔 너무 늦고, 한결 부드러워진 햇살에 유리잔 속의 얼음이 은은하게 빛나는 시간. 낮잠 대신 롱드링크 한 잔을 마시며 자신의 나쁜 습관을 용서하고 보이지 않는 편지를 쓰는 시간. 무의미하게 플러가버린 하루를 마치고 스스로 자신을 에스코트해 거리로 나서는 시간." , 사샤 아랑고 - 나에게 오후 4시는 딴생각이 많이 나는 시간이다. 잠이 무척 쏟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나는 점심 먹은 직후보단 오후 4-5시가 더 쥐약이라 애초에 노인네처..

문장기록 2021.01.11

닥치는대로 읽어도 남는게 없더라.

"닥치는대로 읽어도 남는게 없더라."회사 선배가 해줬던 얘기다. 직무 변경까지하며 이직한 내가,빨리 따라잡고 싶어서 책을 엄~청 많이 읽는다고 얘기했을 때 들은 얘기다.(대견하다고 칭찬받고 싶었나보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어느 날 그 말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수북히 쌓인 책들로 정신없는 내 책상.요리책, 전공책, 앨범까지 두서없이 섞여있는 우리집 유일한 책장의 한구석.최신 트렌드, 일 잘하는 법, 브랜딩, 마케팅 도서...성공을 열망하는 책들이 서로를 맞대고 지탱하다가 곧 터져 나올 것만 같은 모습을 보니저 책들중에 제대로 내 머리 속에 있는게 있었나 싶었다.어디가서 자랑할만큼 외우고 있는 구절도 없었고,심지어 어떤 책은 저자가 누구인지도 떠오르지 않았다.읽다 마다한 책은 태반이고, 분명 읽었던 책인데도..

daily 2021.01.09

21.01.09 - <문장 수집 생활>

책, 이유미 #어색함 #컵사이즈와사람사이의거리 #대화 #적당한시간 p.39 "자판기 커피의 양은 초면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기에 적당했다." #사진 #기록 #영원한기록 #시간은지나가지만기억은영원하다 p.48 "사진이라는 건 참 좋구나 싶었습니다. 찍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사진을 보는 나를 볼 수도 없고 그런데도 그 사람이 지나간 풍경을 영원한 정지 화면으로 가슴에 안고 갈 수가 있습니다." #뷰티 #비싼게좋은거라는 #여자를울리는마케팅 p.51 ..이렇게 바르고 잠자리에 들 때면 베개에 묻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된다. 베개에 머리가 닿았다 하면 잠들어버려서, 조심한다고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에 머리카락이며 각종 섬유먼지가 잔뜩 붙어 있다. 이걸 바르고 자는 게 얼굴에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헷..

문장기록 2021.01.09

21.01.08 - <문장 수집 생활>

책, 이유미 #다이어트 #줄넘기 #이별 #헤어짐 #다짐 #운동의이유 p20. "아주 잠깐씩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으므로 줄넘기는 유용했다. 두 손으로 줄을 회전시키는 동안엔 그녀에게 전화를 걸 수 없었고 제자리에서 도약하는 순간엔 그녀가 사는 동네로 걸어 갈 수 없었으니까. 줄은 쉬지 않고 되돌아오고, 나는 멈추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 수 있었다." - 일반적인 줄넘기의 효과보다 이런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는 건 어떨까? 안 좋은 기억을 떨쳐버리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잊기 위해 하는 달밤의 줄넘기 말이다. 어쩌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의 목적보다 이런 이유로 운동을 할지 모른다. p21. "제자리에서 그녀를 잊는 법" ...내가 멈추지 않는다면 줄은 쉬지 않고 돌아오니까... 다소 느끼하긴 한..

문장기록 2021.01.08